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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말레이시아 생활

말레이시아 입국, 시설 격리 DAY 13( 2020년 10월 22일 )

by Ilhamijin 2020. 10. 28.

굿모닝 말레이시아

오늘은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날씨에 상관없이 기분이 좋았다.

유쾌 상쾌 통쾌

왜냐하면 오늘이 이곳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이기 때문이다.

쏟아지는 비에

묵혀있던 먼지가 싹~ 내려가는 느낌

(전지적 미진 시점)

아침에 일찍 일어난 터라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꽤 여유시간이 있었다.

 

내일이면 안녕을 고하게 될 이곳

미리 이곳을 그리워했다.

금방 그친 비

 

오늘은 일어나 개운하게 샤워를 했다.

린스나 트리트 먼트가 없어서

빗자루가 되어버린 내 머리카락에

프리바니의 헤어 클리닉 밤을 듬뿍 발라줬다.

발리에 많이 볼 수 있었던

캄보자 꽃 향과 비슷한 꽃내음이 난다.

향이 너무 좋고, 바르면 머리카락이 촉촉해진다.

쓸 만한 헤어 밤, 크림을 찾고 있다면

한 번쯤 구매해서 써보는 것을 추천

사용감이 가볍고 향이 정말 좋다.

하지만 내 최애 헤어 클리닉 제품은

쇼킹팟의 헤어 버터...

한국에 계신 분 중

손상모 복구 클리닉 제품을 찾고 계신 분이 있다면

저 대신 이 쇼킹팟을 써주세요...

미용실에서 처음 소개받아서 사용해 봤는데...

1회 사용만에 즉각적인 효과를 봤던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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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안이 헐어있어서 아침에도 야무지게 프로폴리스를 챙겨 먹었다.

1회 권장 섭취량은 10 - 15 방울이다.

물론 나는 한 스포이트 듬뿍 입에 머금고 있다가 삼켰다.

입이 좀 떫어서

배로 입가심을 했다.

오늘 아침 배달된 메뉴는

식빵 2쪽

해시브라운 2개

딸기잼

베이크드 빈

옥수수

아이스티

청 사과 1개

차와 사과는

트레이닝 도중에 허기질 때 먹기 위해서 킵

견과류와 커피를 대신 준비해서

함께 먹었다.

오늘도 잼테크 했다.

(떡볶이 만들 때 넣어먹을 딸기잼 차곡차곡 모으는 중)

아침을 야무지게 먹고

트레이닝을 위해 책상에 착석했다.

트레이닝 도중 잠깐 양해를 구하고

내일 격리 해제를 위해

2번째로 코로나 테스트를 받았다.

2번째 테스트는 기도 스왑테스트가 아닌 RTK 테스트

혈액 샘플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테스트로

샘플을 채취한 후 30분 내에 결과가 나오는 테스트

표준 진행 과정에 따라

30분으로 세션을 나눠

동시간대 15명 정도만 테스트를 진행했기 때문에

지나치게 붐비지 않았고 비교적 안전하게 환경에서 진행이 됐다.

우리 호텔에 같이 격리된 객실 손님들은

1차 SWAB TEST에서 모두 음성 결과가 나왔는데

2차 RTK TEST에서도 모두 음성 결과가 나왔다.

그 결과로 전원 안전 귀가하게 되었다.

검사를 받고 돌아와보니

트레이닝 세션이 종료돼있었다.

알고 보니 트레이너가 지내는 콘도가 전기 공사를 하는 날이었던 터라

강제 종료되었다고 메시지가 와 있었다.

마음속으로..." 개이득 "이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갈 때쯤 걸려온 화상 전화

나 지금 휴대폰으로 연결할 수 있게

콘도 아래 있는 가게에 인터넷 무제한 유심 사러 가는 중이야

점심시간 끝나고 다시 만나서 트레이닝 진행하자.

후... 밥이나 먹자

오늘 점심은 미역국과 함께 먹었다.

오늘 배달된 점심 메뉴는

볶음밥

버섯 튀김

짭조름한 튀김

양상추 약간(물론 드레싱 없음)

피 샘플을 뽑았기 때문에

허기가 많이 졌다.

깔끔하게 완밥했다.

(피 샘플은 한 방울 뽑음)

 

역시 사람은 많은 경험을 해야 한다.

어제 역대급으로 하루살이가 많이 죽은 하루를 겪은 후라

오늘 이 정도쯤은 가뿐하게 청소가 가능했다.

당신의 죽음은 헛되지 않았습니다.

오늘도 제 하루에 나타나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부지런히 청소를 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매일 계속되는 트레이닝

하루 종일 앉아있으려니 허리가 꽤 아프다.

목도 아프다.

잠깐 누워있었다.

점심시간이 끝나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트레이너는 휴대폰으로 트레이닝을 진행했다.

상황에 굴하지 않는

열정적인 트레이너의 수업에도 불구하고

몰려오는 식곤증에

아이스티를 꺼냈다.

몰려오는 졸음에

멘솔 호흡기 구로 숨을 들이 마셔주고...

오후에 다시 한번 주어진 쉬는 시간

허리가 너무 아파서 또 누웠다.

나중에 알맞은 의자로 바꾸면 괜찮아지겠지

그리고 또 2시간 남짓 계속된 트레이닝...

트레이닝은 계속되겠지만

이 테이블에 앉아 트레이닝을 듣는 건 오늘이 마지막!

1시간마다 다운되는 느린 와이파이는 이제 곧 안녕...

수업을 마치고 나서...

약 7시쯤인데도 불구하고 아직 밝다.

이곳의 좋은 점 중 하나는 해가 길다는 것이다.

일조량에 영향을 많이 받는 생명체이기 때문에 해가 길다는 것이 큰 이점!

오늘 저녁 배달된 메뉴는 볶음 국수, 미고렝

버섯과 청경채 옥수수 고명이 올라가있다.

오늘도 배가 많이 고팠다.

시장이 반찬

잘 먹었다.

아까도 말했다시피

오늘이 이곳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

시간이 정말 빠르다...

(마지막 날이니까 이렇게 말할 수 있음)

말레이시아는 날씨가 많이 더워서

욕조를 찾기가 그렇게 쉽지 않다.

욕조가 있는 집에 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내 예산 조건에 맞는 집을 찾다 보면 욕조가 있을 리 만무할 것 같아서

마지막 반신욕을 즐겼다.

티트리 오일을 다섯 방울 더했다.

 

 

그리고 손세탁~

이제 루틴으로 잡은 매일의 작은 일과들

세탁한 옷들은 정리해서

가방에 챙겨야 했기 때문에

드라이기로 여러 번 말렸다.

손빨래와 목욕을 끝내고

마누카 진흙팩으로 각질을 정리했다.

그리고

빼먹을 수 없는 프로폴리스~

 

우엉차도 야무지게 끓여 마셨다.

오늘로 챙겨온 우엉차를 모두 마셨다.

페낭에서 식자재 시장에 가게 되면 우엉을 찾아봐야겠다.

오늘로 격리 약 2주째

김치를 못 먹은 지 2주가 됐다.

내 입에서 이 말이 나올 거라곤 기대하지 않았는데

"김치 없인 못 살아 정말 못 살아. " 노래가 절로 나온다.

혈액 김치 농도가 너무 낮아져서

현기증이 날 판...

페낭에 도착해 살 집을 구하면

할머니께 배워온 김치 재료와 만드는 법을 바탕으로

김치를 담아야겠다.

흠...

격리 일기를 꾸준히 쓰는 것이 쉽지 않다.

하지만

나는 무기력이라는 바람과 게으름이라는 물결에 밀려

내가 스스로에게 했던 약속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을 원하지는 않는다.

바람과 물결에 맞서

제자리를 지키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내린 닻의 무게가 충분치 않음을 느꼈다.

닻에 무게를 더할 추가 필요했다.

내 닻에 안정감을 더하기에 모자람이 없었던 그들의 문장들

"무엇을 적느냐고 물으면 아빠는 잊어서는 안 되는 일들을 기록한다고 대답했다. 기억하지 않으면, 혹은 기록하지 않으면 인생의 모든 일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는 듯이. " 원더보이, 김연수

"I'm going to remember everything and then I'm going to write it all down. An aria to a coat. A requiem for a cafe. That's what I was thinking, in my dream, looking down at my hands. " Patti Smith, M train

"나는 모든 것을 기억할 것이고, 모든 것을 적어 내려갈 것이다. 아리아부터 코트까지. 카페를 위한 레퀴엠. 꿈속에서 내 두 손을 내려다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 패티 스미스, 엠트레인

현실과 꿈의 경계

그 경계를 지워나가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경계를 지워나가기를 멈추지 않은 사람들을 보며

나도 그 경계를 지워나가기를 멈추지 않겠노라 다짐한다.

손을 잡고 나아가겠노라 다짐한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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