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입국, 시설 격리 DAY 10( 2020년 10월 19일 )
굿모닝 말레이시아,
오늘로 10번째 건네는 아침 인사
우선 좋아하는 구절로 글의 시작을 열어보겠다.
천 개의 잎사귀는 천 개의 방향을 가지고 있었다.
천 개의 방향은 한 개의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
살아남는 것.
나무답게 번식하고 나무답게 죽는 것.
어떻게 죽는 것이 나무 다운 삶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런 게 종 내부에 오랫동안 새겨져왔다는 것만은 분명했다.
고목은 장마 내 몸을 틀었다.
끌려가는 건지 버티려는 건지 모를 몸집이었다.
뿌리가 있는 것은 의당 그래야 한다는 듯,
순응과 저항 사이의 미묘한 춤을 췄다.
그것은 백 년 전에도 똑같은 모습으로 서있었을 터였다.
나는 그 사실이 마음에 들었다.
김애란, 비행운
오늘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트레이닝이 있기 때문에
아침 6시 10분에 기상!
커튼을 힘차게 열어 재친 후 이부자리를 매무새를 정하게 했다.
세수 및 양치질 후에
미지근한 물 500ml, 생유산균 한포, 프로폴리스 캡슐 2알, 밀크씨슬 1알을 챙겨 먹었다.
오늘은 아침 식사로
굽지 않은 식빵 4쪽
버터와 잼
풋사과
망고주스
초코 크림빵이 나왔다.
루이보스차와 견과류를 준비해 함께 먹었다.
견과류를 꼭꼭 씹어먹으니 잠이 깨는 듯했다.
오늘은 쉬는 시간에
동생이 준 레이지 모먼트의 드립 백을 내려 마셔봐야지!
지난번 개봉했던
멕시코 뷰 까레가 정말 맛이 좋았기 대문에...
콜롬비아 스파이스업
♥ 기대 ♥
어제까지는
오리엔테이션, 개인적으로 부여받은 과제를 수행하는 스케줄이었기 때문에
비교적 하루 일과에 유동성이 있었는데
오늘부터는 오전, 오후 브레이크 각각 15분과 1시 점심시간을 제외하고는
정해진 시간에 맞춰 진행되는 트레이닝이 시작됐다.
동기들과 자기소개도 하고
앞으로 3주 동안 진행될 트레이닝에 관해 개괄적인 설명을 들었다.
이번에 나와 같은 기수로 팀에 조인하게 된 친구들은 총 5명(나 제외)
다양한 배경의 친구들이 모였다.
트레이닝을 진행하는 동안
인터넷 접속이 안정적이지 않고, 속도가 느린 편이라
트레이닝 내내 기술적인 문제를 겪었다.
마음속으로 참을 인자를 몇 번이나 그렸는지 모른다.
(참을 인)
(참을 인)
(참을 인)
(참을 인)
(참을 인)
(참을 인)
(참을 인)
고요 속의 외침
그렇게 시간이 흘러 드디어 맞게 된 점심시간!
위 서류는 말레이시아 보건부 (MINISTRY OF HEALTH MALAYSIA)에서 발급하는 서류로
ANNEX 14 (격리 동의서)이다.
오늘 호텔로부터 2부 전달받았는데
서명 후 1부는 제출했고 1부는 내가 보관한다.
추후 지역 간 이동을 위해서는
ANNEX 17(격리해 제 증명서)와
SURAT FORM (MOVEMENT PERMISSION LETTER) (이동 허가서) 가 필요할 예정인데
잘 챙겨서 이동 시 소지해야 한다.
오늘의 점심 메뉴
흰쌀밥
통후추가 들어간 노란 카레에 볶은 그린 빈
맛 좋은 렌당 소스에 버무린 두부튀김
(본래 고기가 주재료인데 나는 채식주의자 식단이므로 두부로 대체)
한국 음식과 비교했을 때 맛이 자극적인 편이다.
자극적인 맛을 중화시키기 위해
즉석 미역국 1팩에 물을 부어 준비
오렌지 1개를 먹기 좋은 크기로 준비
서류를 읽고 서명하고 나니
남은 시간이 얼마 없어서
급하게 먹었다.
미역국에 입 천장이 다 데었다.
점심 먹고
계속해서 진행된 트레이닝...
기술적인 문제로 트레이닝 진척에 차질이 생겨서
오늘 시작할 때 목표했던 바가 다 성취되지 못한 채로 트레이닝이 끝난다.
처음이니 여러 가지 시행착오가 발생하는 거겠지...
제발 셋업 기간이라 그런 거라고 해주세요.
1년 내내 오늘과 같이 멈춤, 지연이 있을 거라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거린다.
오늘은 커피 한잔할 여유도 없었다.
그렇게 오늘의 트레이닝이 끝나고...
넋이 나간 듯 머리가 가벼워지는 느낌
오늘(?) 이 시간(?)의 빛은 여느 때보다 따뜻한 색이 많이 비친다.
그렇게 창밖을 보면서 한숨 돌리고
견과류를 챙겨 먹었다.
식감이 좋고, 과즙도 많은 배도 챙겨 먹었다.
(SNOW PEAR)
오늘도 역시 껍질 한 번도 안 끊고 깎기
오늘 아침에 요청한 발 매트 1개, 보디 타월 2개가 도착했다.
우선 오늘까지는 기존에 사용하던 걸 쓰고 내일 아침에 기분 좋게 교체할 예정!
저녁 식사도 함께 도착했다.
저녁 식사 메뉴는
카레+생강 소스에 버무린 두부튀김
카레+생강 맛이 나는 코코넛 밥
양배추 채소 볶음
딱히 식욕을 돋우는 메뉴는 아니지만
오늘은 에너지 소모가 컸던 탓에
배가 너무 고팠다.
시장이 반찬
그럭저럭 맛있게 먹었다.
음식에 향신료가 후하게 사용된다.
생강을 좋아하는 편인데도 불구하고
생강 향이 너무 강해서 잘 못 먹었다.
저녁을 먹고 소화시킬 겸 청소를 시작했다.
오늘도 어김없이 마주한 수많은 모기들의 사체
오늘 배출할 쓰레기(폐기물)을 정리해서 내놓았다.
내 예상 격리 해제일은 오는 금요일(10월 23일) 오전이다.
공항 입국 시 1차 스왑테스트뿐만 아니라
22일에 실시하는 RTK 검사에서도 음성반응이 나와야 격리에서 해방될 수 있다.
PCR 스왑테스트는 검사 결과 판정에 1일 이상이 소요되는 반면
RTK 검사는 30분 이내로 검사 결과가 나온다고 한다.
제발 무탈하게 격리 해제 조치 받을 수 있기를...
격리 해제까지 총 3.5일간 마시기에 아직 충분한 물이 남아있다.
저녁에도 역시 열심히 프로폴리스 캡슐 2알을 챙겨 먹었다.
참고로 이 캡슐은
1회 권장량이 1~2알 하루 권장 횟수가 2회로
하루 권장량이 2~4알이다.
(욕심내어 과다 복용하는 것 아님)
어리석게도 더운 나라에 오는데 각질 관리 제품을 따로 챙겨오지 않았다.
임시방편으로 유효 성분이 들어있는 마누카 팩을 주 2회 사용 중이다.
참고로 마누카 팩은 모공 축소, 블랙헤드 제거에 효과가 탁월한 제품
(코 팩이나 스크럽 제품과 비교해서 효과는 눈에 띄지 않을 수 있지만 덜 자극적)
오늘도 역시 우엉차를 따뜻하게 끓여 마셨다.
목이 부은 듯해서 조금 걱정된다.
도라지청과 홍삼을 챙겨 먹었다.
그리고 샤워 후 손톱 정리를 깨끗하게 했다.
이제 남은 저녁시간 동안은
부동산 매물 확인
부동산 계약 시 계약금, 보증금 및 각종 비용 확인
부동산 계약서 조항 꼼꼼히 확인
등을 하며 보낼 예정이다.
우선 지금 계획된 바로는
올해 12월 말까지는 계속해서 재택근무를 할 예정이기 때문에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게 될 예정이므로
꼼꼼하게 알아보는 중
WISH ME LUCK!
이제 겨우 이곳에서의 생활이 적응되는 법한데
4일 후면 다시 이곳과 안녕을 고하게 된다.
내게 주어진 이곳에서의 시간이 유한하다고 생각하니
순식간에 눈에 담기는 것들이 다른 빛을 띈다.
남은 기간
나는 네게서 그리고 내게서 또 어떤 것을 보게 될까?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