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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말레이시아 생활

말레이시아 입국, 시설 격리 DAY 6( 2020년 10월 15일 )

by Ilhamijin 2020. 10. 28.

굿모닝 말레이시아!

격리 여섯 번째 날

오늘은 에너지 레벨이 꽤 저조한 날이었다.

오늘 아침에는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는

"기분 좋지 않음"이라는 손님이 내게 찾아왔다.

이 감정을 야기했을 만한 잠재적인 원인을 생각해봤다.

1) 호르몬 변화

2) 물리적으로 삶의 영역이 제한되어 느끼게 된 무기력함

3)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진 탓에 외로움, 쓸쓸함

4) 입에 맞지 않는 식사를 계속해야 하는 점

5) 줄어든 활동량(땀 흘리는 운동을 안 하고 있음)

6) 하루를 최대한의 효용으로 보내고 있지 않다는 자각에서 발현된 불만족감

7) 위의 모든 사항이 결합된 욕구 불만족

기분 좋지 않음의 상태는

내 마음을 조이고, 닫게 하고, 마음을 좁아지게 한다.

오늘의 목표는

내 마음을 풀어주고, 열게 하고, 마음을 넓혀주는 것들을

의식적으로 가져와서

이 감정을 중화시키는 것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아침에 일어나 락토핏 골드 1포, 밀크씨슬 1알, 프로폴리스 2알을 챙겨 먹었다.

문을 열어보니

아침으로 제공된 메뉴는

야채죽

사과주스

미니 풋사과 1개

원래 아침에는 간단하게 먹고 싶어서

남은 기간 동안은 매일 빵으로 달라고 요청했었는데

아무래도 관리팀 측에서 원활하게 의사소통이 되지 않았나 보다.

며칠째 빵이 안 나왔다가, 나왔다가, 안 나왔다가 하는 중

빵으로 갖다 달라고 다시 이야기를 하려다가

그냥 먹기로 했다.

한국에서 먹던 죽이랑 맛이 비슷하다.

(위에 올라간 레몬그라스 가니쉬 제외)

평소에 호텔에서 제공되는 식사보다

자극적이지 않은 맛이었다.

담백하고 고소한 맛!

오늘 점심과 저녁은 또 어떤 메뉴가 나올까?

두려운 마음에

아침을 반 만 먹고 냉장고에 보관해두기로 했다.

홍삼정 한 포를 야무지게...

야무지게 먹으려 했으나

깨끗이 짜서 먹으려는 의욕이 넘친 바람에

바닥에 흘리고 말았다.

아까운 내 홍삼

홍삼이 옷에 묻어준 덕에

미루지 않고 빠르게 청소에 착수할 수 있었다.

매일 게을러지지 않도록

방을 깨끗하게 청소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건들이 나를 찾아온다.

감사합니다.

오늘은 물걸레가 아닌 물티슈로 청소를 했다.

창가 주변을 닦았을 뿐인데

오늘도 모기들의 사체가 쌓여있다.

어제 오후 관리팀 측에서 새로운 타월과 발 매트를 전달받았다.

기존에 사용했던 타월과 발 매트는 깨끗하게 개어

입구 쪽에 위치한 행거 아래 수납장에 착착 넣었다.

(불쾌한 냄새나 곰팡이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바싹 말려 넣었다.)

 

 

홍삼 액이 묻은 옷은

바로 깨끗하게 세탁했다.

가루세제 - 조물조물 - 물에 헹구기 X 2 - 마지막 헹구기 (티트리 오일) - 물 짜기 - 널기

작업하는 테이블이 있는 쪽이 바로 통창이라

커튼을 모두 열어두고 작업을 하니

얼굴이랑 피부가 꽤 탄 듯하다.

커튼을 반쯤 닫았다.

객실 안에서는 따로 선크림을 바르지 않고 있었는데,

선크림을 발라야겠다.

우엉차 준비하기

엄마가 사랑을 담아 덖어주신 우엉 조각을 물에 넣어 함께 끓인다.

첨부파일

KakaoTalk_Audio_20201016_1702_32_446.m4a

 파일 다운로드

오늘도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창문을 열어두었다.

(새가 지저귀는 소리 첨부↑)

세안에 사용하는 포레오 루나

배터리가 다 된듯하여 충전기를 꽂았다.

충전이 되는 동안은 밑 투명 부분에 있는 조명이 깜빡거리고

충전이 완료되면 계속해서 불이 켜져 있다.

우엉차를 끓이며 잠시 책을 읽는 시간을 가졌다.

마음에 와닿은 한 구절

"명상함으로써 당신은 알게 될 것이다. 당신이 당신의 가슴속 휴대 가능한 천국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파라마한사 요가난다

"by the practice of meditation, you will find that you are carrying within your heart a portable paradise. "

-Paramahansa Yogananda

생활 환경이 바뀌고

기존에 내가 가지고 있던 루틴을 그대로 적용하는 게 쉽지 않음을 느낀다.

내가 안정감을 느끼고 있었던 기존의 생활 방식을

지금의 내 생활에 잘 녹일 수 있도록

시간을 내고

나 자신과 약속을 만들어 봐야겠다.

내가 나서서 명확하게 하기를 결심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대신해 주지 않으니...

시간이 나길 기다리는 게 아니라

시간을 미리 분배해두는 것이 꼭 필요하다 느껴진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점심시간

문을 열어보고 조금 의아했다.

빨간 국물이 들어있는 봉투와

꼬불꼬불한 면발

계란 프라이

잘게 잘린 김이 올라가 있는 도시락!

이거 완전 한국 라면인데?

하면서 신이 나 뚜껑을 열었다.

신라면에 수프를 절반만 넣은 맛이었다.

카레의 매움 말고 한국식의 매움이 꽤 그리웠던 터라

정말 맛있게 잘 먹었다.

국물 조금 제외하고

다 먹었다.

말레이시아에서 먹는 버섯은

먹어도 먹어도 적응이 안 된다...

내 입에만 그런지 모르겠는데

버섯 향에서 물 비린내가 비친다.

점심과 함께 배달된 오늘의 쓰레기봉투

오늘은 또 작은 쓰레기봉투 2개가 배달됐다..

큰 쓰레기봉투 1개 - 작은 쓰레기봉투 2개 - 큰 쓰레기봉투 1개 - 작은 쓰레기봉투 2개

이 패턴은 깨지지 않고 계속될 것인가...

(쓸데없는데 집착하는 경향이 있음)

격리 4일째부터는

위 공지에 명시된 쇼핑몰, 앱을 통해 물건들을 구매하고 배송받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신선한 채소, 과일의 반입이 금지되어 있다.

비스킷, 스낵, 빵, 패스트푸드 배달은 가능하다.

하지만 신선한 채소, 과일의 반입 안됨

아이러니...

와이러니...

이곳에서 제공되는 밥이 입에 잘 맞지 않기도 하고,

카레와 기름기에 점점 물려가는 터라

가방을 열었다.

간편 국 3개, 샤워 용품, 화장품, 건강식품을 채워뒀다.

선견지명이 있었던 우리 언니

건조된 상태로 판매하는 간편 국을 챙겨서 넣어줬다.

북엇국과 미역국

♥감사합니다♥

샤워할 때 사용하는 샤워 수건

클렌징 폼, 치약

클렌징 폼 사용 시 풍성한 거품을 내주는 거품 만들어 주는 도구

거품기는 후에 꺼내려고 했는데

물갈이를 하는 탓인지, 음식 때문인지

피부가 많이 뒤집어져서

세안 시에 받는 자극을 줄이기 위해 꺼냈다.

손을 자주 씻어야 해서

손이 건조한 터라...

핸드크림

자외선 차단을 위한 선크림

진정, 완화 효과가 있는 젤

눈썹 탈색제를 꺼냈다.

탈색제는 구매 후 총 2번 사용해봤는데

2번 모두 탈색제를 눈썹에 올려놓은 뒤 딴짓을 하다가...

사용 시간을 초과하여 눈썹이 매우 연해졌다.

이번에는 타이머를 맞추고 제대로 사용해 볼 예정

심심하니 후에 후기를 작성해봐야겠다.

머스트 해브 아이템

홍삼과 도라지청

그리고 막간을 이용해

이번에 한국에서 사온 엽서 자랑

 

EARTH + SPACE 라는 100장의 엽서를 담은 엽서세트

성수동에 방문했을 때

성수 연방에 있는 아크앤북이라는

책방에 들릴 기회가 있었다.

성수연방에 위치한 아크앤북은

규모가 그리 큰 편은 아니지만

책 큐레이션도 마음에 들고

흥미로운 굿즈도 많이 판매하고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동생 생일 선물 구매하면서 내 것도 하나 겟!

정확하진 않지만 약 2만 원 정도에 구매했다.

100장의 엽서가 들어 있는 엽서세트인데

2만 원이면 1장에 200원꼴

매우 합리적이다.

 

지구, 우주의 다양한 모습을 담고 있는 100개의 엽서로 구성되어 있다.

엽서의 앞쪽에는 사진이

뒤쪽에는 사진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덧붙여져 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장면들이 담겨 있고

색색깔의 영롱한 엽서들이 참 예쁘다.

선물용으로도 매우 좋을 듯!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가방 정리 후

출출해져 간식을 챙겨 먹었다.

딩동 벨을 누르는 소리에 마스크를 끼고 문밖으로 나가보니

물 한 상자가 추가로 배급됐다.

처음 입소 시 제공되는 2박스의 물

그리고 약 일주일이 지난 오늘 제공된 1박스의 물

이렇게 총 3박스가 기본으로 제공되는 물이고

이상으로 더 필요한 경우 별도로 호텔 측에서 구매를 해야 한다고 한다.

든든하게 물을 채워두고...

물과 함께

관리팀에 요청했던

새 침구류가 도착했다.

새 베개 2개

이불 커버 1개

매트 1개

매트 커버 1개

뽀송뽀송한 새 침구류를 받으니 기분이 좋아졌다.

오늘까지는 기존에 사용하던 침구류를 사용하고

내일 아침에 교체하기로~

(귀찮아서 미루는 거 아님)

받은 침구류를 침대에 올려두고

책상으로 돌아와 자리에 앉았다.

오늘도 회사 서버에 로그인

공지사항을 확인해보니

화상으로 진행하는 요가 수업이 있으니

관심 있으면 미리 신청하라는 메일이 와 있다.

살포시 닫고

할 일에 집중

 

가만히 앉아서 화면을 보고 있자니

졸음이 밀려와서 커피를 한 잔 마셨다.

 

흑 도라지 배 생강청을 홍삼 액처럼 쭉 짜서 마시기만 했는데

오늘은 새로운 방식으로 먹어보고 싶어서 이렇게 차로 만들어 마셔보았다.

쉬는 시간 타이머를 눌러두고

창밖을 바라보고 차를 마셨다.

격리 중이라 답답함을 느끼고 있긴 하지만

이런 시간이 또 언제 내게 주어 질까...

불만 대신 만족과 감사로 마음을 채우기로 했다.

(분명 나중에

그때가 좋았지 할 예정...)

모기도 나와 함께 쉬는 중

모기야... 창밖으로 나가렴...

경고할게...

그렇지 않으면 청소시간에 너도 쓸리게 된단다...

이렇게 쉬는 시간 15분 끝

얼마 지나지 않아 저녁이 배달됐다.

흰쌀밥(많이)

양배추 볶음

버섯 내용물을 밀가루와 함께 저며 뭉쳐 튀긴 것을 카레에 적신 것(인도 음식인 것 같은데 메뉴명을 알지 못함)

그리고 느끼함을 달래줄 우엉차

버섯으로 만든 튀김

식감이 햄버그스테이크의 식감과 유사하다.

하지만 소스... 왜죠?

왜 스위트 칠리소스 아니면 모두 카레인 거죠...?

살기 위해 먹는다.

저녁을 대충 먹고

오늘 배출할 쓰레기 준비~!

6시 배달되는 저녁을 먹고

양치, 설거지를 끝내고 쓰레기를 정리하면

봉투 픽업 시간인 7시에 딱 맞출 수 있다.

오늘도 우리 동생이 공부하는 걸 지켜봤다.

꿀잼

블로그에 올릴 사진들을 정리하고

거품 메이커를 사용해서 세수를 했다.

 

우선 거품 메이커 컵에 클렌징 폼을 일정량 짜준다.

나는 한동안 사용을 안 하다가 사용을 하는 거라

얼마나 짜야 할지 감이 안 와서 꽤 많이 짰다.

절반만 넣어도 1회 세수용으로는 충분한 거품이 나올 듯싶다.

컵의 옆면에 표시된 물 적정선에 맞게 물을 받아주고

 

 

손잡이가 달린 뚜껑을 닫아준 뒤

피스톤을 위아래로 움직여준다.

커피 추출 기구 중

프렌치 프레스를 사용해

우유 거품을 만들어본 적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바로 감이 올 것!

채 10번을 왔다 갔다 하지 않았는데도

이렇게 부드럽고 고운 거품이 만들어졌다.

클렌징 폼을 바로 얼굴에 얹어 물을 묻혀 거품을 내는 것보다

자극이 덜 전해진다.

그리고 클렌징 폼 사용량을 꽤 많이 줄일 수 있어 꽤 경제적

세수할 때 필요한 만큼 만들어 쓰는 것이 위생적이다.

 

세안 후 마누카꿀 진흙팩을 했다.

입자가 매우 고운 진흙에 따뜻한 성질의 마누카 꿀이 더해진 팩

처음에 발랐을 때는 열감이 약간 느껴지는데... 금방 사그라들고

팩을 마치고 나면 피부 결이 한결 매끈해진다.

말레이시아에 온 지 약 일주일이 지났는데

물갈이를 겪는지 피부가 매우 화가 난 상태이다.

후에 집을 구하게 되면

사용할 수 있는 필터를 찾아보고 설치하거나

토너로 닦아내는 과정을 스킨케어에 포함시켜야겠다.

가족 채팅방을 확인하다가

동생이 보내둔 사진을 다시 둘러보게 되었다.

내 동생이 셔터를 누르길 선택하는 순간은 이런 순간이며

너의 시선은 이런 모습이구나.

동생이 필름 카메라로 담아서 보내준 사진 1

동생이 필름 카메라로 담아서 보내준 사진 2

내가 셔터를 누르기 선택하는 순간은 언제인가, 나의 시선은 어떠한가?

질문을 가슴에 품고 잘 지켜봐야겠다.

어떤 형태로든

창작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게을리하지 말자고 생각이 들었다.

나도 그리고 당신도 어떤 형태로든 계속해서 창작하기를...

나는 당신의 창조력을 믿는다.

해답은 결국 시도 속에서 발견될 테니...

"The answer must be in the attempt."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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