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말레이시아!
격리 일기를 DAY 14까지 꾸준히 써보기로 했고
오늘로 일주일째
마음속으로 하는 스스로와의 약속들은
가시성이 부여되지 않았기 때문에
얼마든지 눈을 반쯤 감고 무시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블로그 포스트는 내가 썼는지, 쓰지 않았는지
결과가 그대로 나타나므로
피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별것 없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쓰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평소에 해오지 않던 일이라 그런지 쉽지 않다.
그러므로...
이를 꽉 깨물고 써 보도록 하겠다.
이 삶이 멋진 이야기가 되려면 우리는 무기력에 젖은 세상에 맞서 그렇지 않다고 말해야만 한다.
단순히 다른 삶을 꿈꾸는 욕망만으로는 부족하다.
어떤 행동을 해야만 한다.
불안을 떠안고 타자를 견디며 실패를 감수해야 한다.
그러므로 지금 초고를 쓰기 위해 책상에 앉은 소설가에게 필요한 말은 더 많은 실패를 경험하자는 것이다.
-김연수, 소설가의 일
네 실패를 감수해 보겠습니다.
더 많은 실패를 제가 한 번 경험해보겠습니다...
다소 의지에 찬, 하지만 소극적인 태도로 아침을 시작했다.
격리 호텔 입실 후 7일째
약 일주일가량 사용한 침구류를 교체했다.
이렇게 가지런히 배달 왔다.
뽀송 뽀송한 침구류가 각 잡혀 접혀 있으니 기분이 좋아진다.
매트리스 위 얇은 매트를 올려주고
그 위 얇은 시트를 한 겹 깔아주었다.
지난 일주일 간
나와 함께 해준 침구류에게 인사를 고하고...
가지런히 개어 한편에 보관
격리 기간 동안은
객실 내에서 사용된 타월, 침구류 모두 객실 밖으로 반출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객실 안에 잘 정리해서 보관해둬야 한다.
(격리 해제 시 호텔 측에서 한꺼번에 픽업)
깨끗하게 침대 매무새를 정리했다.
행동을 습관으로 만드는 데 필요한 시간이 2주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2주간의 격리 기간 후에 아침 청소, 이부자리 각을 잡는 것과 같은 행동이
과연 나의 습관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사실 물음표를 던질 필요가 없다.)
(내가 습관으로 만들기로 결심하고 행동하면 되는 일)
네네 알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은 용케도 아침으로 빵이 도착했다.
빵, 사과, 국화차
정확히 품종은 알 수 없으나 식감이 아삭하고 맛이 좋다.
기록해 다음 쇼핑에 참고하기 위해 사진으로 남긴다.
국화차(LESS SUGAR)
설탕이 적게 들어있다고 포장지에 표기되어 있지만
물론 현지 기준이다.
내 입엔 매우 달았다.
견과류, 홍차를 준비해 함께 먹었다.
오늘도 간단하게 버터+딸기잼 조합으로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었다.
빠질 수 없는 건강식품 타임
프로폴리스
밀크씨슬
유산균
홍삼
팔 다리를 사용해서
온몸에 동적 에너지를 흐르게 하기 위해
아침 청소를 시작했다.
정체되어 있는 에너지를 막힘없이 잘 흐르게 만들어 줘야 한다.
책상, 티비장, 협탁 위를 물티슈로 한 번씩 깨끗하게 닦아준 뒤 건타올로 물기를 제거했다.
깨끗!
그리고 손걸레를 적셔 바닥 청소 시작
오늘도 창가 주변을 쓱 쓸었을 뿐인데
발견되는 수십 마리 모기의 사체들...
다른 곤충이나 벌레가 아니라
비교적 내적 친밀감을 가지고 있는 모기라서 다행이다...
감사합니다.
창문이 작으니 이 정도이지...
창문이 크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이 장면을 추후 일어날 상황에 대한 예고편쯤으로 생각하면 될지...^^
집 구할 때 신경 써야 할 점이 하나 더 늘었다.
바닥 청소 후 깨끗하게
씻어 널어두고
우엉차 끓일 준비를 했다.
격리 해제 이전에 집에서 가져온 우엉차를 다 먹을 듯싶다.
후에 시장에 가게 되면 우엉이 있나 한 번 살펴 나 봐야겠다.
(우엉차를 만들 거라고는 안 했음)
오늘의 책은 에크하르트 톨레의 'THE POWER OF NOW(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라는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된 영적 지도자 에크하르트 톨레의 또 다른 책이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얻게 된 영적 진실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알기 쉬운 언어로 전달한다.
자신이 만들어 둔, 만들고 있는 내면의 감옥에서 나올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제시하는데
그의 문장은 내가 스스로와의 관계를 재정립하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됐다.
내면에 평화를 불러올 수 있는 수단을 찾고 있다면
강력 추천
그의 문장 중 하나를 남겨 두겠다.
"당신의 여정이 얼마나 길게 보이든,
이것 외 더 많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 걸음, 한 숨, 한순간, 지금만이 존재할 뿐"
"No matter how long your journey appears to be,
there is never more than this : one step, one breath, one moment... Now."
오늘 점심
흰쌀밥
스위트 칠리소스의 두부 탕수
양배추 볶음
어제 가방에서 꺼내둔 북엇국 한 팩을 먹기로
봉지를 열면 건조된 재료들이 큐브 형태로 담겨 있다.
뜨거운 물 150-160cc 정도를 더하면 완성된다.
매우 간편하다!
캠핑, 등산, 소풍 등 야외에서도 유부초밥, 김밥 등에 곁들여 먹기 좋다고 설명되어 있다.
야외 활동이 늘어난 요즘, 딱인 제품
그리고 시설 격리를 앞두고 계신 분이 있다면
작은 부피로 큰 만족감을 줄 수 있는 똑똑한 제품이니 강력 추천!
파, 계란, 북어, 고추 등
꽤 갖가지 재료가 들어있다.
북어에 간도 잘 베여있고 고추의 칼칼한 맛도 있어서
느끼한 음식과 같이 먹기에 제격이다.
느끼한 채소볶음, 튀긴 음식과 함께 먹었다.
북엇국이 없었다면 이렇게 맛있게 먹지 못했을 것이다.
다시 한번 북엇국을 챙겨주신 언니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
맛있게 먹고 양치 완료
나는 초등학교 6학년-고등학교 3학년 약 7년의 기간 동안 치아 교정을 했다.
성인이 된 이후 유지 장치가 떨어졌는데 모른 채 한동안 지내는 바람에
상악 부분에 추가 교정이 필요해져 이렇게 인비절라인을 하게 됐다.
해외 체류 동안은 치과에 방문할 수 없기 때문에
철로 고정하는 유지 장치를 하는 것보다는 인비절라인이 나을 거라 판단하에
추천해 주셔서 이 장치를 사용하게 됐다.
(철로 고정하는 유지 장치를 붙이는 경우 또 떨어졌을 때, 현지에서 후처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우선 지금은 자는 동안에만 착용을 하고 있다.
착용 시 꽤 이물감이 있긴 하지만 적응이 돼서 그런지 지금은 괜찮다.
내가 교정 치료를 받은 곳은 부산 연제구의 가지런이 치과
내원한지 7년 째인데, 늘 변함없이 쾌적하게 치료를 받고 온다.
부산 연제구/동래구 쪽에서 교정 치과를 알아보고 있다면,
가지런이 치과 내원 후 상담을 추천
설거지 완료
오늘도 어제와 다를 바 없이
랩톱으로 회사 서버에 접속
여러 가지 가이드를 읽어보며 시간을 보낸다.
수질 차이로 머릿결이 뻣뻣
출국 일주일 전 한국에서 미용실에 다녀왔는데
머리가 기름지고 뻣뻣해서 스타일링이 잘 안된다.
특히나 나는 린스나 트리트먼트를 가져오는 것을 깜빡해
지금 샴푸만으로 머리를 감고 있어 그럴 수도 있다.
필터 설치 후
정수된 물을 사용하면 지금보다는 나아지겠지....
한국에서 가져온 헤어 클리닉 밤을 사용해보았다.
프라비니 사의 헤어 클리닉 밤인데
은은한 꽃향기는 물론 머리에 촉촉함을 선사한다.
내가 쓴 제품은 샘플인데
사용해보니 실구매 의사가 생긴다.
우선 여기 있는 동안은 이것으로 버텨봐야겠다.
꾸덕꾸덕한 크림 같은 질감은 아니고
끈적하지 않게 발리는 가벼운 질감이다.
말레이시아처럼 더운 계절의 지역에서도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을 듯하다.
요즘 오래 앉아 있어서인지
가슴 답답함이나 가벼운 두통이 있다.
시원함을 선사하는 아로마 오일로 귀 뒤, 손목 부위를 마사지하고
유칼립투스 오일과 멘톨이 포함된 인해일러(코로 들이 마시는 제품)로 시원한 숨을 깊이들이 마셨다.
내가 묵고 있는 크리스탈 오리엔탈 호텔은
격리 기간 중
신선한 채소, 과일의 반입이 금지되어 있다.
하지만...
반가운(?) 소식
호텔 격리 채팅방에서
과일을 팔기 시작했다.
오늘의 품목은
신선한 배와 오렌지
배 5개 20링깃
오렌지 5개 10링깃
과일 반입이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과일을 판매하기 시작한
호텔의 행동이 그리 탐탁지 않지만
나는 과일이 필요하다.
구매해보았다.
호텔 영수증과 함께 배달되었다.
배 5개 20링깃 (약 5530원)
오렌지 5개 10링깃 (약 2800원)
오늘도 등장하는 미순수
미순수는 국내산 특허 기술로 완성된 100% 안심 세제로
과일 세척 시에도 믿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안심 세제이므로, 세제 잔여물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구매한 과일을 미순수를 희석한 물에 담갔다.
약 10분 후
물 위에 둥둥 떠오른 흙, 먼지, 불순물을 확인할 수 있다.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낸 과일은
마르면 정리해서 넣기 위해 잠깐 자연건조했다.
배 껍질 한큐에 깎기
오렌지를 쉽게 까는 방법
윗동 아랫동을 제거해 준다.
과육을 찌르지는 않고
껍질만 통과할 정도의 힘으로
8개의 세로 선을 만들어 준다.
세로 선을 따라 껍질을 하나하나 떼어내준다.
짜잔! 손쉽고 편리하게 오렌지 까기 완료
한번 먹어보겠습니다.
오렌지는 안에 과육 부분에 씨가 들어 있고, 신맛이 강했다.
배는 한국에서 접하는 배와 비슷하게
아삭한 식감에 달콤한 과즙이 흘러 맛이 좋았다.
(내가 주문한 배는 SNOW PEAR라고 불린다.)
사과를 제외하고
얼마 만에 먹는 과일인지
게눈 감추듯 맛있게 먹었다.
오렌지는 아직 맛이 덜 들어 밖에 조금 더 둬야겠다.
배는 비닐봉지에 넣어 냉장 보관했다.
과일을 먹고
회사에서 전달받은 부동산 리스트를 바탕으로
이사할 집을 알아봤다.
회사 주변이 회사 단지라
예상보다 주변 지역보다 집값이 비싼 편이었고
투기 목적으로 구매해
실제 거주를 하지 않아 부엌, 침실 가구가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은 UNFURNISHED (가구 없음) 옵션의 매물이 많았다.
가구만 없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겠으나,
부엌 싱크대가 제대로 설치되어 있지도 않은 경우도 많아 곤란했다.
(난 요리를 해야 하기 때문)
그리고
부동산 플랫폼에 올라와 있는 매물이
미끼매물인 경우도 많아
내가 한국에서 예상한 금액대의 원하는 조건을 갖춘 집을 찾기가
그리 쉽진 않을 것 같다.
아직 일주일 + 일주일 = 이 주일의 시간이 남았으니
좀 더 시간을 들여 열심히 찾아봐야겠다.
시간이 흘러 저녁 식사 시간
이와 같은 메뉴가 배달됐다.
흰쌀밥
숙주+당근 볶음
튀긴 두부를 카레에 적신 것
고민 없이 간편 미역국을 꺼냈다.
국 없어 먹기 힘든 식단이다.
오뚜기의 간편 미역국
입구 부분이 자르기 쉽도록 EASY CUT으로 되어 있었다.
170ml의 물을 붓고 2분 후면 완성이라고 쓰여 있다.
열어보니
간편 북엇국과 같이
조리된 내용물이 큐브 형태로 굳어져 있다..
조금이지만 고기 내용물도 들어있고
2분 만에 완성된 미역국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꽤 맛이 괜찮다.
국이 있으니 마음이 든든해진다.
마지막 한 방울까지
남기지 않고 후루룩 마셨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어김없이 쓰레기 배출 준비~!
오늘은 밀린 블로그를 써야 했기 때문에
책상에 앉기에 앞서
에너지 고갈 시 섭취할 간식을 미리 준비했다.
견과류와 커피
오늘도 이렇게 하루가 저물어 간다.
내일은 주말!
주말 특식이 날 놀라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
격리 한주를 무사히 마무리하며...
감사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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