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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감사 일기

감사 일기 052

by Ilhamijin 2021. 8. 6.

Stop this train
I want to get off and go home again
I can't take the speed it's moving in
I know I can't
But honestly, won't someone stop this train?

Stop this train, John Mayer

이 기차를 멈춰요.
내려서 집에 가고 싶어요.
달리는 속도를 감당할 수 없어요.
감당할 수 없어요.
정말요, 누구든 이 열차를 세워주지 않겠어요?

 

고등학생 때부터 좋아해온 노래입니다.

지금은 서른이 되었습니다.

시간이 가는 것이 무섭습니다.

"무서워요."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이 노래의 가사를 좋아합니다.

연약함을 드러내는 것이 아름답다는 것을 알려주었기 때문입니다.

 

이 노래를 빌려 이야기합니다.

시간이 가는 것이 무섭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S2o4q7vRFM

 

1. 무섭다는 감정이 찾아온 밤이지만 괜찮습니다. 감사합니다.

시간이 가는 것이 무섭습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저만 느끼는 감정이 아님을

이 두려움은 존재의 자연스러운 일부분임을

왔다 가는 것임을 알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이런 감정이 저를 방문할 때면 릴케의 편지를 필사합니다.

 

시작 무렵엔

두려움으로 인해 볼펜을 쥔 손에 힘이 잔뜩 들어가지만

필사를 마칠 때쯤엔 손과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기도의 장소, 향수를 불러오는 내 방 풍경

내가 부탁하고 싶은 것은, 제발 당신의 마음 밑바닥에 있는 미해결의 문제를 밀폐된 방이나 낯선 말로 씌어진 책처럼 인내심을 갖고 사랑하십시오. 성급히 대답을 찾으려 하지 마십시오. 당신은 지금까지 그 대답을 갖고 살아보지 않았으므로 아무리 해도 그 대답이 주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모든 것은 살면서 경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은 그 문제 속에서 살아 보십시오. 당신은 먼 장래의 어느 순간에 그 대답 속에서 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은 행복하고도 순수한 삶을 만들어 나갈 가능성을 가지고 그곳으로 스스로를 이끌어 가십시오. 무엇이든 신뢰하고 받아들이십시오. 그것은 당신의 의지나 당신의 내면의 어떤 필요로부터 나올 때나 스스로 참아낼 것이므로 결코 미워하지 마십시오.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라이너 마리아 릴케

 

미해결의 문제를

인내심을 갖고 사랑하라 말해준 릴케에게 감사합니다.

그 문제 속에서 살아보라 말해준 릴케에게 감사합니다.

지금의 기도가 쌓여

먼 장래의 어느 순간에 그 대답 속에서 살게 될 것임을 믿습니다.

기도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2. 나물을 불려뒀습니다. 감사합니다.

내일 친구와 함께 비빔밥을 먹기로 했습니다.

친구는 밥과 청국장을, 저는 나물을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고사리, 토란대, 시래기

모두 지리산에 계신 할머니께서 수확해서 보내주신 것들입니다.

할머니 산소 가는 길, 아빠 밤나무

 

지리산에 감사합니다.

할머니의 노고와 사랑에 감사합니다.

상하지 않도록 살뜰히 챙겨준 가족에게 감사합니다.

안전하게 부쳐준 남자친구에게 감사합니다.

지리산의 정기를 제 식탁에 가져다준 모든 이에게 감사합니다.

함께 맛있게 나눠먹을 친구가 있음에 감사합니다.

3. 일기를 쓰다 보니 피곤합니다. 감사합니다.

일기를 다 쓰고 침대에 몸을 뉘면 바로 잠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기를 작성하고 잘 수 있어 기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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