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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말레이시아 생활

말레이시아 입국, 시설 격리 DAY 12( 2020년 10월 21일 )

by Ilhamijin 2020. 10. 28.

굿....

모....

....

....

닝....

오늘 아침은 침대에서 나오기 꽤 힘들었다.

시설 격리 12일차

식욕도 잃어가고 의욕도 잃어가는 중...

몸과 마음 에너지가 정체된 듯한 느낌

변화가 필요해

"인간에게 지상과 삶은 무거운 것이다. 그것이 바로 중력의 영이 원하는 것이다. 그러나 가벼워져서 새가 되려고 하는 자는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나는 이렇게 가르친다. " 차라투스트라가 말했다.

나중을 위해 아껴두고 있었던

드립 커피를 한 봉지 꺼냈다.

오늘 아침 배달된 메뉴는 아래와 같다.

식빵 4쪽, 버터, 딸기잼

이름을 알 수 없는 찹쌀 뭉친 것

국화차

국화차를 차갑게 마시니

생각보다 맛있다.

나중에 한국에 가서도 종종 만들어 마셔야겠다.

물론 설탕 없이

수미가 준 레이지 모먼트의 드립 백 세트 중

콜롬비아 스파이스 업을 꺼냈다.

마침 반복되는 일상에서 지루함을 느껴

변화가 필요하던 참이었는데

생소한, 향긋한 향이 코를 간질이니 기분이 좋아진다.

드립 백을 아껴두느라

매일 호텔에서 제공하는 커피를 마시고 있었는데

물을 붓기도 전에 백을 여는 순간 온 방에 퍼지는 커피향이란...

정말 기분 좋은 변화

이 커피 덕분에 기분 업 에너지 업

 

귀여운 패키징

페낭에 도착해서 우선 집을 구하고 나면

집 주변 동네에 있는 로컬 카페에 방문해봐야겠다.

어떤 카페들이 있을까~~~

 

물을 붓자마자 숨을 쉬는 커피가루

부푸는 걸 보니 내 마음도 부푼다.

꽤 진하게 내려져 물을 조금 더해서 마셨다.

정말 맛있었는데

맛이 잘 기억이 안 난다.

(왜냐하면 블로그가 많이 밀렸기 때문)

맛있습니다...

드셔보세요...

드셔보시면 아실 겁니다...

빵에 버터를 골고루 발라주고

견과류, 커피와 함께 먹었다.

버터 바른 포크를 무심결에 커피잔에 넣었는데

버터가 녹음

방탄 커피가 됐다...

찹쌀 뭉친 것은 그냥 흰쌀 주먹밥 같은 느낌이다.

김가루에 묻혀 먹으면 훨씬 맛있을 것 같아서 나중을 위해 킵!

아침으로 딸기잼도 나왔는데

이사 가면 떡볶이 해먹을 때 넣을 생각으로 차곡차곡 모으는 중

재테크 말고 쨈테크

 

아침을 먹고

프로폴리스, 밀크씨슬, 흑 도라지 배 생강청, 생유산균을 먹었다.

럴수럴수 이럴 수...

프로폴리스 캡슐이 다 떨어졌다.

물론 이것만 가져온 건 아니다.

프로폴리스는 쟁여둔다.

오늘 저녁부터는

내가 좋아하는 액상 프로폴리스로~

아침과 건강 보조제를 챙겨 먹고

트레이닝을 시작했다.

 

오늘 배달된 점심은

매쉬드 포테이토 아주 많이

템페(콩 발효한 것을 블록으로 만든 것)을 스위트 칠리소스에 버무린 탕수육

샐러드 조금

채식 식단을 주문한 이래로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는 발효콩 튀김 템페

이제 그만...

 

 

그렇게 나는 아침에 냉장고에 보관해둔 찹쌀 뭉친 것을 꺼냈다.

김가루가 더해지면 김가루 주먹밥 맛이 나겠지~

우리나라의 찰진 쌀과는 달라서

김가루가 잘 묻지 않는다.

숟가락으로 김가루랑 함께 떠먹었다.

그럭저럭 괜찮은 맛

이곳에 머무르면서

PLAN B를 준비하는 것을 배우는 중

다음 식사가 얼마나 맛이 없을지 모른다...

대비해야 한다.

그럭저럭 밥을 먹고

밥 먹을 것을 정리하려는데...

바닥에 유난히 하루살이가 많다.

무슨 일일까?

원래도 많았는데

오늘은 더 많다.

연유를 알 수 없다.

후...

밥을 먹고 나서

이 광경을 마주해서 다행이다.

매일 이 광경을 마주하고 있지만

놀랍지 않은 것은 아니다.

격리 중에

채소와 과일 반입은 안되지만

살충제는 반입이 되길래

도대체 채소랑 과일은 안되는데 왜 살충제는 반입이 되는 걸까? 싶었는데

이제는 그 이유를 잘 알겠다.

하루살이가 들어올까 봐

창문도 잘 열지 못하는 상황에서

방 안에 살충제를 뿌리고 싶지는 않아서

이 방에서 이 친구들과 상생하는 중

자연스러운 죽음을 마주한 친구들만 치우고 있다.

벽이나 창문에 붙어있을 뿐이지

나에게 딱히 접근하지는 않는다. 정말 다행이다.

하루살이들 덕분에

오늘 점심도 청소를 빠지지 않고 할 수 있었다.

매일매일 부지런히 청소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땀 흘리고 움직일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점심 먹고 계속해서 진행된 트레이닝

너무 졸려서

흑 도라지 배 생강 청과 국화차를 마셨다.

 

계속되는 트레이닝에 또 졸려서

사과 주스를 마셨다.

너무 단 주스를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면

주스를 살 때 LESS SUGAR라고 표기되어 있는 걸 사기를 추천

LESS SUGAR라고 표기된 것도

꽤 달다.

오늘도 6시 반이 돼서야 끝난 트레이닝

쉴 새 없이 달리는데도

매번 정시에 안 끝난다.

다루는 내용은 점점 많아지는데

빠른 적용이 안돼서

트레이너도 트레이니들도 꽤 지치는 하루였다.

트레이닝 난이도랑 강도가 생각보다 높은 편이라

매일매일 놀라는 중

 

지친 내 마음을 알기라도 하는지

해가 지는 저녁의 광경이 유독 따뜻하고 아름답다.

오늘도 너무너무너무너무 배고팠다.

네 제 쓰린 속에

북엇국을 부어보겠습니다.

오늘 배달된 저녁은

가지+ 콜리플라워 카레

오크라 카레 무침

흰쌀밥 많이

우리 아빠가 봤으면 정말 싫어할 상황

카레에 또 카레를 얹다뇨?

이제 망설이지 않고 김가루랑 함께 밥을 먹는다.

시원한 북엇국과 함께 먹으니

밥이 술술 들어간다.

한국에서는

보통 국에 건더기만 건져먹고 국물은 따라내던 나였는데...

이곳에서는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모두 마신다.

식사를 끝내고 나니

어둑 어둑 저녁이 찾아온다.

하루살이 때문에 창문을 열지 않아 그런지

면 티가 잘 안 마른다.

이틀째 걸어놓는 중

괜히 꿉꿉한 냄새도 나는 것 같다.

오늘도 어김없이 폐기물을 내놓았다.

안녕 소각장으로 잘 가~

더 이상은 미룰 수 없다.

부동산 임대 계약서 읽은 것을 바탕으로

질문 리스트를 만들어서 에이전트에게 보내야 하기 때문에

우엉차를 끓이고 오늘도 컴퓨터 앞에 앉았다.

어떤 주인을 만나냐에 따라

주인이 부담하는 항목, 세입자가 부담하는 항목 및 금액에 꽤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마음에 드는 콘도를 발견하기는 했는데

가격이랑 각종 공과금에서 조정이 가능한 부분이 있을지 물어보고 싶어서

에이전트에게 메일을 보내두었다.

 

 

스트레스는 면역력의 적

캡슐은 다 먹어서 액상 프로폴리스를 꺼냈다.

평소에 잇몸이 헐거나 하지 않는 편인데

요 며칠 많이 피곤했는지 잇몸이 헐어서

액상 프로폴리스를 한 스포이드 입에 머금고 있다가 삼켰다.

충분한 숙면이 필요하므로

빨리 침대로 향했다.

"나는 이렇게 가르친다. 언젠가 하늘을 나는 것을 배우려 하는 자는 먼저 서고 걷고 달리고 기어오르고 춤추는 것을 배워야 한다. 단번에 하늘을 날 수 는 없다. " 차라투스트라가 말했다.

단번에 하늘을 날 수는 없다.

나는 언젠가 하늘을 나는 것을 배우기 위해

서고, 걷고 , 달리는 것을 배우는 중이다.

나는 나아가는 중이다. 생각하며 잠을 청했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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