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말레이시아!
시설 격리 14일차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격리 해제 날이다.
아침에는 공기가 꽤 선선하다.
(나는 지난 2주 이곳에서 시설 격리되어 있었으므로, 여기서 말하는 공기는 오직 실내공기에 한정)
바깥은 어떨지 모르겠다.
아직 상점들은 문을 열지 않았고
곳곳에 은은하게 등이 켜져 있다.
오늘도 생유산균 한 포, 밀크씨슬 캡슐 한 알로 하루를 시작~!
엄마 화장대 거울 앞에서 봤던 절 달력에 적혀있던 문장을
곱씹어 본다.
"남의 잘못을 보려 하지 말고
행하고 행하지 않음을 보려 하지 말고
항상 자신을 돌아보아 옳고 그름을 살펴야 한다. "
"안으로 가지 않으면, 밖으로 가게 되리라. "
지난 몇 년 문장을 적어 모으며 배운 것 중 하나는
어떤 장소, 어떤 시간에 당신의 마음을 울리는 문장을 마주하게 될지 모르므로
"호기심 많은 탐험자의 시선"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뜻밖의 발견을 위해
챙겨야 할 첫 번째 준비물이다.
이곳에 처음 도착해서
청소를 했을 했을 때
위생상태 때문에 충격을 받았던 경험이 있는지라...
내가 떠난 후에
이곳 817호에서 머물게 될 사람은
그런 경험을 하지 않길 바라며
테이블, 티비장, 협탁, 바닥
그리고 보이지 않는 가구 뒤쪽까지
깨끗하게 청소했다.
매일매일 청소해왔던지라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고
그냥 오늘도 원래 하던 것처럼 깨끗하게 청소!
지난 일주일 정도는
하루 살이 때문에 창문을 아예 열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방 안에 있는 하루살이 개체 수가 현저히 줄었다.
오늘 아침에 깨끗이 쓸어내니
벽이랑 창문 주변에 날아다니던 하루살이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신기루였던가?
청소를 하고 나니 땀이 나서
깨끗이 샤워를 하고
견과류랑 배를 챙겨 먹었다.
오늘로 견과류, 배도 다 먹었다.
짐 줄였다.
오예!
오늘 아침은 이렇게 봉투에 담겨서 배달 왔다.
오전에 격리 해제되어 이곳을 떠나기 때문에
간편한 음식으로 준비해 준 듯싶다.
봉지 안에는
호텔 투숙 중 발생한 비용을 기록한 인보이스가 함께 들어 있었다.
회사에 전달해야 하므로 파일에 보관
크림 100 % 우유
블루베리 크림빵
사과
크래커 등이 들어 봉투에 들어 있었다.
오늘 공항 수속에 얼마나 걸릴지 몰라서
혹시 후에 기다리는 동안 배가 고파질까 싶어서
사과와 우유를
가방에 챙겼다.
커피는 한국에서 가져온 것으로 마셨다.
인스턴트커피인데
네스카페 제품
신기하게 물을 부으면 이렇게 크레마가 생긴다.
제품 이름이 네스카페 크레마(?)였던 듯싶다.
인스턴트커피 중에서 좋아하는 제품이다.
가격도 저렴한 편
블루베리 크림빵은 이렇게 생겼다.
빵이 부드러워서 먹기 좋다.
빵이 부드럽고 밀도가 낮아서 구기면
식빵 똥(?)처럼 금방 뭉쳐질 것 같은 느낌의 식감이다.
지난 2주 동안 사용했던
샤워 타올, 발 매트, 침구류, 베개를 깨끗하게 정리했다.
체크아웃 후에는
어차피 청소팀이 청소해야 하고 방역해야 하기 때문에...
청소 과정이 조금이나마 쉬워질 수 있도록
정리~~~
작은 배려를 베푸는 것은 나 스스로에게도 좋은 선물이 된다.
침대 매트리스 시트까지 모두 걷어내고 나니
이제 조금씩 실감이 난다.
지난 2주 동안
바깥을 바라볼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되어준
벽 한 면의 통창문
이 창문을 통해 바라본 풍경은
한동안 내 마음속에 남아있을 것 같다.
"나는 유감스럽게도 쉽고 편안하게 사는 법을 알지 못했다. 그러나 한 가지만은 늘 마음대로 할 수 있었는데, 그건 아름답게 사는 것이다. 나는 내 거주지를 마음대로 고를 수 있게 된 시기부터 정말 늘 특별하게도 아름답게 살아왔다. 원시적이고 별로 안락하지 않을 때도 있었다. 그러나 내 집의 창 앞에는 늘 독특하고 위대하고 관찰할 풍경이 펼쳐졌다. "헤르만 헤세, 정원일의 즐거움
"내 집의 창 앞에는 늘 독특하고 위대하고 관찰할 풍경이 펼쳐졌다. "
"그러나 한 가지만은 늘 마음대로 할 수 있었는데, 그건 아름답게 사는 것이다. "
그가 삶을 대했던 태도를 짐작해볼 수 있다.
아름답게 산다는 것, 그 한 가지만은 늘 마음대로 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하는 그
그가 했다면, 나도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폐기물을 정리해 주고
짐을 챙겨서 로비로 내려갔다.
내 짐은
대용량 등산용 백팩 1개(약 15KG)
캐리어 2개 (약 30KG 2개)
두 개의 캐리어 중 하나가
바퀴가 부서져 말을 잘 안 들었기 때문에
꽤 고생스러웠다.
호텔에서 공항으로 갈 때는
그랩을 이용해서 택시를 예약했다.
카장에 위치한 크리스탈 오리엔탈 호텔에서
KLIA2 터미널까지는 약 40분의 시간이 소요되었고, 택시비는 65MYR
오전 10시 40분 공항으로 출발했다.
화창한 오늘의 날씨!
공항에 도착해서
바로 트롤리에다가 짐을 모두 올렸다.
공항 출입 전에는 이렇게 MY SEJAHTERA 앱을 통해 CHECK IN, 발열 체크를 해야 했다.
공항뿐만 아니라 대부분 상점에서 QR코드 체크인, 발열 체크 후 입장이 가능하다.
(길거리 상점 제외)
한산한 공항
인천 공항 때도 그렇고
이렇게 한산한 공항의 모습은
적응이 안 된다.
언제쯤 다시 활발한 공항의 모습을 되찾게 될까?
가방이 호텔에 도착할 때까지 잘 버텨주기만을 바랄 뿐이다.
부서지지 말아 주세요.
오늘도 역시 공항에 입장하기 전에
페이스 쉴드를 착용했다.
현지 유심 카드를 사려고
U MOBILE 매장을 찾아갔었는데
날씨가 덥고 무거운 짐을 들고 이리저리 돌아다녀서 그런지
체온이 37도가 나와서
매장 출입을 제지당했다.
우선 책자만 하나 받아서
짐을 두고 쉴 수 있는 카페로 향했다.
Huggs Coffee
따뜻한 라떼를 시켰다.
공항이라 커피값이 비교적 비싼 편 (15MYR) 약 4천 원
전기 콘센트가 있는 자리를 찾아서
노트북을 충전시키며 블로그에 업로드할 사진을 옮겼다.
U 모바일 책자는 마우스 패드로 유용하게 썼다.
나는 어제 온라인으로 셀프 체크인을 했던 터라
짐 체크인할 일만 남았다.
비행기 탑승 4시간 전부터 짐 체크인이 가능해서
4시쯤 짐 셀프 체크인을 하러 갔다.
하지만 출국 홀 입구에서
입장을 제지 당했다.
그 이유는 호텔에서 준비해 준 서류가
도시 간의 이동을 허용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현재 이동 제한령이 내려져있기 때문에,
도시 간 이동을 위해서는 경찰에서 허용 서류를 받아야 한다.
나는 2 주 시설 격리를 한 사람으로 SURAT FORM을 준비했는데
SURAT FORM 과 별개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PKPB FORM 이 추가로 있어야 한다고 했다.
남은 시간에 어떻게 경찰서까지 다녀올 수 있을까... 멘붕이 오려던 참에
공항 2층에 경찰서가 있으니 금방 다녀오란다.
정말 다행이었다.
공항에 일찍 온 것이 신의 한 수였다.
경찰서에서 발급받은 서류를 제시하니
홀에 입장이 가능했다.
자 이제
짐 체크인을 해보겠습니다.
탑승권 예약번호를 입력하면
이렇게 비행기 티켓과 위탁 수화물에 달 택이 인쇄되어 나온다.
나는 위탁 수화물이 2개이므로 택을 2장 인쇄했다.
내 티켓의 경우
위탁 수화물 개수에는 제한이 없었으나
40KG의 무게 제한이 있었다.
(위탁 수화물의 총 무게 합이 40KG 이하여야 함)
카운터 한편에 이렇게 수화물 무게를 잴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수화물을 펼쳐둘 수 있는 테이블, 쓰레기통이 함께 마련되어 있다.
내가 방문한 시간에는
공항 방문객이 거의 없었던 터라
여유롭게 일을 볼 수 있었다.
인천 공항은 무게 재는 저울이 바닥 높이에 있기 때문에
따로 힘을 들여 짐을 올리고 내릴 필요가 없는데
이곳은 무릎-허벅지 높이에 있는 저울 위에 짐을 올려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약 30KG 달하는 2개의 짐이 있는 나로서는 매우 곤란한 일이었다.
너무 무거워서 무릎의 반동을 줘서 겨우겨우 올렸다가 내렸다.
수화물 무게 재한이 40KG인데
29.4 + 26.0 = 55. 4 KG 이 나왔다.
OK 그러면 15.4 KG이 초과되니까
무게에 맞춰 초과 수화물을 구매하면 되겠다. 생각했다.
에어아시아 홈페이지에서 추가 수화물 규정을 찾아봤다. (선불)
15KG, 20KG ... 순으로 판매하고 있었다.
나의 경우 15.4KG...
0.4KG 차이로 20KG 추가 수화물을 구매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짐을 좀 정리해야 했다.
아쉽지만 떡볶이를 만들어 먹으려고 보관해둔 딸기잼 뭉치를 버렸고,
책 한 권을 내 가방으로 옮겼다.
27.8 + 26.6 = 54. 4KG으로 무게가 줄었다.
15KG 추가 수화물을 사려고 하던 찰나
인포메이션 데스크에서 나를 도와줬던 직원이
나에게 물었다.
"너 아까 7시 55분 탑승이라고 안 했어? 지금 4시 반인데?
초과 수화물 구매하려면 탑승 4시간 전까지는 해야 돼.
너 아직 수화물 안 부친 거야?
초과 수화물 선불로 구매하는 거랑, 카운터에서 후불로 구매하는 거 금액이 꽤 많이 차이나. 빨리 카운터로 가봐 "
그렇다.
아까 입구에서 입장을 제지당한 이후로
멘붕을 겪었고
급하게 경찰서에 다녀오느라...
시계 보는 것을 깜빡했다.
초과 수화물을 카운터에서 후불로 구매할 경우
15KG, 20KG ... 묶음 단위로 구매가 가능한 선불 구매와는 달리
묶음 단위로 구매가 불가하다.
KG당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참고로 나는 15KG 초과...
시계 보는 것을 깜빡한 나는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소비욕구가 절로 달아나는 비싼 교훈이었다...
***추가 수화물은 미리미리 구매합시다. ***
2시간 정도 일찍 들어왔다.
매우 조용했다.
배는 고팠지만 소비욕구가 전혀 들지 않았다.
아침에 호텔에서 받았던
시리얼 바를 먹으며 비행기를 기다렸다.
꽤 맛있었다.
쿠알라 룸푸르에서 페낭까지는 약 55분이 소요되는 짧은 비행
회사에서 기내식으로 치킨라이스를 주문해 줬는데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으로 기내 식사 불가
따로 봉투에 포장된 기내식을 제공받았다.
객실 내 마스크 미착용 및 불필요한 접촉을 지양하는 중
기내에서 내릴 때도
승무원의 지시에 따라 한 줄씩 차근차근 내렸다.
쾌적했다.
페낭 공항에 도착해서 짐을 찾았다.
부서지지 말아 달라고 기도했으나...
많이 무거웠던 탓인지 바퀴가 결국 버티지 못하고 부서졌다.
출구로 나오니 회사 측에서 불러준 MS.LIN 기사님과 밴이 기다리고 있었다.
짐을 싣고, 10분 정도 달렸을까 호텔에 도착했다.
꽤 피곤했던 참이었는데
공항에서 호텔까지 가까워서 다행이었다.
내가 6박 7일간 묵게 된 호텔은
BAYAN BARU 바얀 바루에 위치한
OLIVE TREE HOTEL 올리브 트리 호텔이다.
회사랑 도보 10분
이곳에서 일주일간 머무르면서 회사 주변에서 집을 구해야 한다.
기내식으로 제공된 치킨라이스를 야무지게 챙겨서 객실로 올라왔다.
아직 따뜻~!
깨끗하고 쾌적한 욕실
입구 한편에 마련된 옷장에는
금고, 다리미, 다리미판, 슬리퍼, 위생 백이
미니 냉장고, 전기 주전자, 미니 정수기가 준비되어 있었다.
홍차와 커피 그리고 각종 컵들
생수가
플라스틱 병으로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미니 정수기 형태로 마련되어 있는 게 생소했다.
찬물을 마시지 않는,
미지근한 물을 많이 마시는 나에게는 괜찮았다.
찬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따로 병이나 컵에 담아 냉장고에 보관해야 하는 게
좀 불편하게 여겨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렇게 두 개의 작업 테이블, 작업 의자 한 개
휴식을 위한 간이 테이블과 소파가 있었다.
편안해 보이는 킹사이즈 침대
침대 위에는 객실 청소 시 원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주사위 모양의 박스가 올려져 있었다.
객실 크기가 그리 크진 않지만
모던하고 깔끔하다.
앞으로 일주일 동안 트레이닝 받을 때 사용하게 될 작업 책상
간접 조명도 있고, 사용 가능한 콘센트가 테이블 상판에 바로 붙어 있어서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벽면에는 조지타운의 오래된 건축양식의 건물을 담은 그림들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하나는 수묵화, 하나는 채색화
너무 예쁘다.
휴식을 위한 간이 테이블과 소파
간접 등이 곳곳에 있어서 좋았다.
16층 객실에서 바라본 바깥
바로 앞 OLIVE TREE RESIDENCE 올리브 트리 아파트 뷰이다.
반대편 객실은 멀긴 하지만 바다가 보인다고 들었는데...
맞은편 건물 내부가 잘 보이는 것으로 보아
저쪽에서 내 방도 잘 보일 테니
커튼을 잘 쳐야겠다.
회사 및 주거 단지 주변에 위치한 호텔이라 이렇게 시티 뷰이다.
씻고 잠옷으로 갈아입으려고 가방을 열었는데
공항에서 샀던 트리트 먼트가 이렇게 샜다.
너무 피곤했지만
묻어낸 트리트먼트를 깨끗이 닦아내고
가방은 깨끗이 세탁해서 널어뒀다.
한국에서 가져온 산성의 은 세척제도 이렇게 샜다.
지퍼백을 깨끗이 씻어내고, 용액 용기를 깨끗이 닦아서 말렸다.
한시라도 빨리 발 닦고 쉬고 싶었다...
입구에서 캐리어를 소독한 다음 방으로 올려다 줬다.
가방이 한층 더 너덜너덜해졌다.
찢어진 가방 부위가 날카로워서
이대로 두면
옮기면서 호텔 바닥에 상처가 생길 것 같아서
부서진 바퀴와 날카로운 가방 부위를 잘라내서 버렸다.
씻고 나와서 홍삼 한포를 먹었다.
너무 피곤...
공항에서 위탁 수화물 무게를 잴 때
너무 무거워서 무릎으로 반동을 줘서 들어 올려야 했는데
몇 번 반복했더니
이렇게 무릎에 피멍이 들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I DON'T CARE
쉬고 싶다...
기내식으로 받은 치킨라이스를 뜯었다.
다행히 아직 따뜻하다.
밥 위에
간이 밴 찐(?) 치킨이 올려져 있고
고추 소스와 간장 마늘 소스를 뿌려 먹는 덮밥이다.
정말 시장했다.
시장이 반찬
잘 먹었습니다.
밥을 먹고 나니
이제 한숨 돌리겠다.
자기 전 따뜻한 차를 한 잔 우려 마셨다.
자기 전
프로폴리스가 필요해...
티브이 채널을 돌리다 보니
KBS WORLD에서 방영하고 있는 연애의 발견을 발견
보며 잠깐 쉬다가 잠을 청했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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