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지난 시간과 감정이 얽혀 굳어진 내 자기방어적인 태도가 갑자기 나타나 속수무책으로 나를 흔든다.
나는 눈치도 못 채고, 정신없이 흔들리다가 결국엔 무릎을 꿇는다. 그리곤 그제서야 이번에도 또야 하고 고개를 숙인다.
그러면 나는 지금 내 앞에 서있는 당신의 눈을 바라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당신의 눈 속에서만 찾을 수 있는 그 완전한 마음을 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결국 무릎을 꿇고 고개 숙인 내가 볼 수 있는 건 바닥에 떨어져 조각나 아무렇게나 뒤섞인 나와 당신의 말, 본래의 의미를 잃은 그 말의 조각들뿐이다.
일어나야지. 일어나야지. 일어나야지... 그때 당신이 무릎을 꿇고, 내 눈을 찾는다. 나는 천천히 그 눈을 바라보고 당신의 마음을 찾는다. 우리는 잠잠히 기다린다. 그리고 마침내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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